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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하청 작가로 산 나전 끊음질의 달인

 

"밀라노에 오고 하도 잠이 안 와서 새벽 2시에 깼어요. 그동안 살아온 제 인생이 생각나서 불현듯 눈물이 나더군요.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한국 고유의 나전 기법인 "끊음질 기법의 달인" 황삼용(55) 작가. 그는 며칠 전 난생처음 여권이라는 것을 만들어 봤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 2014"(Constancy & Change in Korean Traditional Craft 2014)를 주제로 열리는 한국 공예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황삼용은 지난 1976년 친형이 부산에서 운영하던 공방에 입사하면서부터 나전 일에 종사해 왔다.

20여 년이 지나 IMF 위기를 겪으며 공방 문은 닫혔지만 "나전 일에 미련이 남아" 시간이 날 때마다 자개를 손에 쥔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2010년부터 호랑이와 거북, 곰, 자동차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평생 자개를 얇게 끊어 붙여 가며 문양을 표현하는 끊음질에만 매달린 "달인"이지만 그는 사실 무명에 가깝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작품을 만들어 다른 작가에게 넘기는 일종의 하청 작가로 생계를 이어 왔기 때문이다.

100% 그의 손이 만든 작품이지만 "낙관만 다른 유명 작가의 것을 찍어" 전시에 출품되거나 판매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황삼용은 다른 작가의 이름 뒤에 가려진 하청 작가로 살아왔다.

따라서 이번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그가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선보이는 일종의 "데뷔전"인 셈이다.

전시 개막에 앞서 7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나전 끊음질로 만든 조약돌.

작가는 강원도 홍천강에 나가 작은 돌멩이 30개를 주워 이 가운데 10개를 골랐다. 고른 조약돌은 컴퓨터로 1천배 가량 크기를 확대한 뒤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수지로 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매일 17시간씩 얇은 나전을 끊어 붙여 나가기 시작했다.

0.5㎜ 두께의 자개로 조약돌을 만드는 데는 무려 277시간이 걸렸고, 가장 굵은 두께인 4.9㎜의 자개로 조약돌을 완성하는 데만도 145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그의 작업실에 걸린 달력에는 날마다 작업한 시간이 빼곡하게 기록됐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니까, 저는 항상 "내가 제일 행복한 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전시장에서 내내 벅찬 표정으로 앉아 있던 그의 자동차 운전석 앞부분에는 3년 전부터 작은 기와집 모양의 나전 끊음질 작품이 놓여 있다고 한다. 온도에 따라 작품에 변형이 생기지는 않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작가는 "앞으로 각종 문화재 미니어처를 나전 끊음질 기법으로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각 가정에도 나전 작품을 갖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2014-04-08 08:52:2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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